향덕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향기템들을 좋아하고
시향해보고 싶은 리스트는 잔뜩 있으면서
정작 시향해보거나 사용한 뒤 향이 어땠는지 잊는 경우가 많아서 남겨보는 시리즈.
한 줄 감상평: 제품력이 좋아서 쓰지만 향도 맘에 든다. 씻고 나온 욕실 증기 향 & 닥터페퍼 향.
로레알 헤어 오일은 내 기준 향기템이 아니라 온전히 머릿결 관리용 헤어케어 제품이지만,
이 제품들을 꾸준히 쓰고 있는 이유 중 하나가 향기인 건 맞기 때문에 기록용으로 남겨두려고 한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로레알 헤어오일은 오일인데 넉넉하게 발라도 떡지지 않아서 좋다. 발랐을 때 확실히 머리에 윤기가 도는 느낌이기도 하고.
아무튼 로레알 누드 오일은 내가 좋아하는 향기 유튜버 '미지의 세계'의 미지님이 리뷰했던 것처럼 정말 비눗방울의 향이다.
비누나 세제 같은 세척제 자체에서 나는 향이 아니라 그걸 사용하고 났을 때의 공기 향(?).
사실 누드 오일은 리뷰를 남겨놓을까 말까 고민이 됐을 정도로 향이 엄청 은은하다.
제품 설명에는 뭐 코튼 페어 머스크 등등의 향조가 들어갔다곤 하는데 그런 것까진 느껴지진 않고 그냥 아주 깨끗하게 씻고 나온 뒤 욕실의 증기나 비눗방울에서 느껴질 것 같은, 투명하고 청결한 향이 난다.
그래서 샤워 후 청결해진 기분(?)을 좀 더 연장시키기에도 좋고, 향 자체가 다른 향을 방해할 만한 향이 전혀 아니기 때문에 오히려 편하게 사용하고 있다.
별다른 향을 뿜고 싶지 않은 날에 사용하기에도 좋고,
특정 향수를 뿌리고자 마음 먹은 날, 다른 향의 방해를 받고 싶지 않을때 사용하기에도 좋다.
반면 체리우드 오일은 누드 오일만 주구장창 쓰다가 좀 더 향이 가미된 제품도 써보고 싶어서 사용해본 제품이다.
확실히 누드 오일보다는 고유의 향이 확실하기 발산되는 편이다. (물론 향수 같다는 게 아니라 헤어오일 카테고리 내에서)
기분 탓일 수도 있는데 제형 자체도 누드 오일보다 살짝 묵직한 느낌? 그렇다고 자칫하면 떡질 정도는 아니지만.
체리우드 오일은 제품 설명에 프루티 우디 향이니, 향조에 자스민과 사과와 기타 등등이 들어갔니 하고 있지만
나는 체리우드 오일을 펌핑하는 순간 "닥터페퍼"라고 외칠 수밖에 없었다.
스모키한 우디 느낌은 개인적으로 전혀 캐치하지 못했고 달콤하게 잘 익은 체리로 만든 천연 시럽으로 만든 체리에이드가 연상되는 향으로 느꼈다.
다만 체리 중에서도 아주 색이 짙은 다크체리가 연상되는, 상큼보다는 농밀한 이미지의 체리 향이다.
그래서 비교적 헤어오일의 향 치고는 고혹적인 분위기가 나는 건 맞는 것 같다.
하지만 엄청나게 복합적인 느낌이라기 보다는 그냥 닥터페퍼의 향에 가까운 느낌.
싫다는 소리는 아니고 오히려 개인적으로는 마음에 든다.
딱히 향수를 뿌리고 싶지는 않은데 자연스럽게 적당히 좋은 향 내고 싶을 때 사용하기 좋다.
나는 없긴 한데 톰포드 체리 시리즈 향수들이나 BTSO의 인디센트 체리 같은 체리 향수들을 갖고 있는 사람들은 향을 좀 더 보강할 용도로 사용하기에도 괜찮지 않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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