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t.

[향덕은 아닙니다만] 에르메스 바레니아 (Barenia) EDP

0koh 2024. 11. 20. 06: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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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덕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향기템들을 좋아하고
시향해보고 싶은 리스트는 잔뜩 있으면서
정작 시향해보거나 사용한 뒤 향이 어땠는지 잊는 경우가 많아서 남겨보는 시리즈.


한 줄 감상평: 송아지 가죽향이라고 해서 각오했는데 생각보다 달달하고 플로럴하다. 전체적으로는 단정하고 모던한 이미지의 향수.

바레니아 출시됐을때 보틀도 취향이고 해서 눈 여겨보다가
송아지 가죽 향/파스향이라는 리뷰들을 봐서 흥미가 좀 떨어졌었는데
오히려 직접 착향하고 보니 마음에 들어서 남기는 리뷰.

개인적으로는 가죽 느낌은 그다지 느껴지지 않았고
오우드의 스모키함은 좀 느껴졌다.
그외에도 베이스로 잔잔하고 편안한 스모키 우디 향이 난다.
근데 그건 아주 바닥에 깔려있는 향이고,
그위로 예상 외로 달달하고 플로럴한 향들이 얹어져있는 향수였다.

그 달달함이 꿀이나 바닐라 시럽, 혹은 사탕이나 초콜릿에서 느껴지는 달달함은 아니고 과일의 자연적인 달콤함으로 느껴졌다.
과일 중에서도 적당히 수분감도 있고 밀도가 너무 단단하지 않은 베리류의 과일. (실제로 향조에 미라클 베리가 들어있긴 하다)

그러면서 하얀색이나 옅은 노란색일 것 같은 꽃의 향이 느껴진다.
고혹적인 이미지는 아니고, 단정하고 청초한 이미지의 꽃.
개인적으로 플로럴 향들은 조금만 삐끗해도 느끼하게 느끼는 경우가 많아 좀 조심스러운 부분이 있는데 바레니아에서 느껴지는 플로럴 향은 굉장히 연하고 편하게 다가오는 인상의 향이었다.

전반적으로 느껴지는 향의 이미지가 굉장히 마음에 들면서도
'이걸 뭐라고 표현해야하지...?' 싶은 기분이 들었는데
찾아보니 바레니아도 시프레 계열의 향수라고 한다.
시프레 향수들을 많이 시향해본 적이 없었는데 시프레 계열이라는게 이런 느낌이겠구나, 어림 짐작해볼 수 있었다.

개인적인 감상으론 에르메스 향수들이 전반적으로 나대지 않는(?) 느낌이 있다.
고요하면서도 내면이 단단한 사람이 떠오르는 분위기기 있는데, 바레니아도 그 결을 같이 하고 있다고 느낀다.

바레니아 같은 향을 내뿜는 사람은 아주 단정하고 모던한 이미지의 사람일 것 같다.
목소리도 항상 조곤조곤하지만 본인만의 취향과 의견이 확고하고 다른 사람 말에 휘둘리지 않는 사람.
옷도 질 샌더 같은 브랜드 입고 ㅋㅋㅋ

생각보다 묵직한 이미지의 향수는 아니라 한여름을 제외하면 뿌릴 만하다.
지속력은 괜찮은 편이고 의외로 발향력은 엄청나진 않았다 (내 피부 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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