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덕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향기템들을 좋아하고
시향해보고 싶은 리스트는 잔뜩 있으면서
정작 시향해보거나 사용한 뒤 향이 어땠는지 잊는 경우가 많아서 남겨보는 시리즈.
한 줄 감상평: 개안하는 것 같은 스피아 민트 워터. 그뒤로 은근슬쩍 따라오는 생장미.
에따 리브르 도랑쥬에서도 여름 향수로 가장 유명한 향이 아닐까 싶은데, 향을 맡아보자마자 납득할 수 밖에 없었다.
무더운 날씨에 헥헥 거리면서 돌아다니다가 민트 잎을 동동 띄운 차가운 물 한 잔을 마셨을 때 느낄 것만 같은 개운한 스피아 민트 향이 느껴진다.
뿌리는 순간에는 정확히 어떤 종류인지 짚어내기 어려운 꽃향이 느껴져서 순간적으로 어? 예상과 좀 다른데, 싶은 순간 그 꽃향은 사라진다.
개인적으로는 그 향은 1-2분도 안 가는 느낌.
그뒤로 초반부는 깨끗하고 시원한 스피아 민트 향이 지배적이다.
뽀송하기 보다는 촉촉한 느낌이 있어서 정말 민트 잎을 잔뜩 띄운 물이 연상된다.
모히또 칵테일을 언급하는 리뷰도 있던데,
개인적으로는 달달한 느낌은 전혀 없어서 그런 칵테일 보다는 다른 첨가물 전혀 없는 민트 디톡스 워터 같은 게 연상됐다.
그리고 얼마간 시간이 지나면 장미 향이 은은하게 올라오는데
이 장미가 붉은 장미가 아니고 연한 핑크색의, 꽃잎도 야들야들할 것 같은 장미다.
그리고 그 꽃잎 향만 나는게 아니고 장미 줄기의 향도 같이 나서 '여린 생장미의 향'의 느낌.
노트 구성이 Unknown인데다
그리고 향수 설명에 "이 향수의 노트를 자세하게 알고 싶다면, 이것은 당신은 향이 아니라고 말하고 싶습니다."라고 다소 킹받게(...) 써놔서
실제로 내가 느낀 향조들이 들어가있는지는 알 수 없지만
나를 포함한 대다수의 사람들에게 촉촉한 민트+장미 향으로 다가오는 향수인 것 같다.
LA를 배경으로 한 동명의 소설 속 주인공을 떠올리며 만든 향수라고 하던데
진짜 LA처럼 쨍하고 쾌청한 날씨를 가진 도시에서 자란 사람이 뿌릴 것 같은 향 ㅋㅋㅋ
LA의 해변 공원에서 스포티하고 캐주얼한 차림으로 롱보드나 롤러 스케이트를 타는 사람이 연상된다.
'Scent.' 카테고리의 다른 글
[향덕은 아닙니다만] 이솝 (Aesop) 에레미아 EDP (2) | 2024.08.02 |
---|---|
[향덕은 아닙니다만] 샤넬 (CHANEL) 레 조 드 샤넬 파리-파리 EDT (1) | 2024.07.31 |
[향덕은 아닙니다만] 르 라보 (LE LABO) 핸드 포마드 바질 (0) | 2024.07.26 |
[향덕은 아닙니다만] 비비앙 니치 섬유향수 에끌로에 (1) | 2024.07.24 |
[향덕은 아닙니다만] 제르조프 (XERJOFF) 토리노21, 니오, 오페라 EDP (2) | 2024.07.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