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t.

[향덕은 아닙니다만] 아쿠아 디 파르마 아란치아 디 카프리 (ARANCIA di CAPRI) EDT

0koh 2024. 6. 28.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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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덕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향기템들을 좋아하고

시향해보고 싶은 리스트는 잔뜩 있으면서

정작 시향해보거나 사용한 뒤 향이 어땠는지 잊는 경우가 많아서 남겨보는 시리즈.

 

한 줄 감상평: 오렌지보다는 감귤이 더 지배적인 진한 주황빛 시트러스. 활력 넘치는 이미지를 추구하는 사람에게 걸맞다.

 

시빌리지(S.I. Village)에서 할인해서 30ml에 6만원 초반대에 구입할 수 있길래 눈 뒤집혀 샀다.

(정가가 12만 5천원이니까 이득 아닐까... 라는 창조 경제 마인드)

 

일단 이 향수는 누가 뭐래도 완벽하게 여름용이고 F/W 시즌에 사용하기엔 무게감이 너무 없긴 하다.

더군다나 EDT인 것을 감안해도 지속력도 약한 편.

(물론 이건 아쿠아 디 파르마 향수 공통의 특성인 것 같긴 함)

 

그리고 원래도 시트러스 향을 방향제로 느끼는 사람들은 이 향수도 분명 방향제스러움이 존재한다고 느낄 것 같다.

 

시트러스의 방향제스러움을 덜어내려면 과일 그 자체의 향만 있으면 안되고

가지라던가 나뭇잎이라던가 흙내음이라던가, 그 주변의 향들을 좀 섞어서 중화시켜야 그 바이브가 덜해지는데

이 친구는 그런 거 없음.

'나는 감귤 한놈만 팬다'의 정신이다.

 

이렇게 묘사해놓으니까 불호인 것처럼 보이는데 개인적으로는 꽤 호인 향수다.

 

일단 나는 시트러스를 좋아하고,

생각보다 이렇게 맨손으로 잘 까지지 않을 정도로 두꺼운 껍질부터 과즙까지 감귤/오렌지 과실 전체를 꾹꾹 압축시킨 것 같은 향수는 은근 흔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탈리아 스위트 오렌지와 만다린이 함께 향조에 있긴 한데 나에게는 감귤이 좀 더 지배적으로 느껴졌다.

 

맡는 순간 너무 진해서 거의 블러드 오렌지 빛처럼 보일 수도 있는 짙은 주황빛이 연상되는 향.

 

시간이 조금 지나면 과즙 자체의 향보다도 감귤이나 오렌지에서 볼 수 있는 그 하얀 실(?)에 조금 더 가까워진다.

그 뒤로는 사실 향을 맡기에는 지속력이 약한 편이라 베이스 향은 잘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그런 점이 오히려 여름에는 뿌리기 부담 없어서 좋을 것 같다.

 

햇빛 쨍쨍한 무더운 여름날, 청순하기 보다는 밝고 명랑한 느낌으로 입고 뿌리고 싶은 향수.

사람의 이미지로는 개인적으로 알콜프리 활동할 때 트와이스 나연이 생각다.

차분하고 조용한 느낌보다는 활발하고 에너제틱한 이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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