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덕은 아닙니다만] 자라 (ZARA) Fields at Nightfall EDP

 
향덕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향기템들을 좋아하고
시향해보고 싶은 리스트는 잔뜩 있으면서
정작 시향해보거나 사용한 뒤 향이 어땠는지 잊는 경우가 많아서 남겨보는 시리즈.
 
한 줄 감상평: 프랄린 크림 우디향 (?). 스위트 계열 치곤 괜찮았지만 화이트 플로럴이 결국 장벽이었다.
 
자라 구경 갔다가 우연히 시향해본 향수인데, 시향지에 뿌렸을 때는 단 느낌이 많이는 없고 오히려 우디 향이 더 많이 올라오는 느낌이라 괜찮을 것 같아서 착향해본 향수.
(근데 프래그런티카 검색해보니 이거 꽤 유명한 향수였던듯?)
 
아무래도 피부에 직접 착향해봤을 때는 시향지에 시향해봤을 때 보다는 단 향이 많이 올라오긴 했다.
그래도 평소에 단 향을 안 좋아하는 나도 크게 거부감 느낄 정도는 아닌, 부드럽고 달달한 프랄린 + 바닐라 + 크림 향으로 느껴졌다.
베이스에 있는 샌달우드 향이 단 향을 잘 잡아주고 있는 느낌?
 
그래서 사실 전체적인 밸런스는 굉장히 좋다고는 느꼈고, 실제로 초반까지는 나도 추울 때 사용할 의사가 있었다.
하지만 결국 내 발목을 잡은 건 또 화이트 플로럴이었다 ㅎ...
 
초반에는 잘 느껴지지 않던 자스민 향이 시간이 좀 지나면서 올라왔는데,역시 나는 자스민 향을 쉽게 느끼하고 어지럽다고 느끼는 것 같다.
딱 그 향을 제외하면 전반적인 느낌은 부드럽고 가격 대비 고급스러운 느낌도 있어서 아쉽긴 하다...
자스민 때문에 나한테는 꽤 컨디션을 탈 것 같은 향이라 구입까지는 좀 더 고민해볼 필요가 있을듯.
 
프래그런티카 불호평 보면 '유통기한 지난 우유 냄새'라고 표현한 사람도 있던데 ㅋㅋㅋ
사실 나는 우유 느낌은 잘 모르겠고, 크리미하고 달달하면서 우디한 향수로 느껴진다.
 
적당히 달달하면서 우아한 느낌 좋아하는 사람에게는 추천해볼 만 한 것 같다. (자스민 향을 좋아한다는 전제 하에)
밝고 활기찬 느낌은 전혀 아니고,
부드러우면서도 차분한 이미지의 사람에게 잘 어울릴 것 같다.
 
약간 추운 날씨에 30대 이상의 여성이 막스마라 같은 부내 철철 나는 갈색 코트 걸치고 호텔 로비 카페로 걸어들어올 때 이런 향이 나면 굉장히 잘 어울릴듯.
 

약간 부드러운 카리스마 있는 30대 이상 여성이 이런 코트 걸치고 있을 때 이런 향 날 것 같음..

 
화이트 플로럴 향조가 살짝 발목을 잡았지만
그래도 개인적으로 시향해보면서 스스로 스위트 계열 향수에도 점점 관대해지고 있는 걸 확인한 기분이라 뿌듯했던 향수 ㅎ