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덕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향기템들을 좋아하고
시향해보고 싶은 리스트는 잔뜩 있으면서
정작 시향해보거나 사용한 뒤 향이 어땠는지 잊는 경우가 많아서 남겨보는 시리즈.
한 줄 감상평: 크게 기대는 안했는데 그래도 커피 향 난다. 라벤더 향 디퓨저 있는 카페에서 헤이즐넛 라떼 마시는 느낌의 향.
매장에서 쭉 맡아보고 예상 외로 시향지로는 가장 느낌이 좋아서 착향해봤던 향수.
사실 커피 향을 좋아하는지라 이 향수의 존재를 알게 되었을 때부터 관심은 갔다가
정작 후기들을 보면 커피 향은 크게 나지 않는다는 얘기가 많아서 관심이 좀 식은 상태였다.
근데 직접 착향해보니 내 기준으로는 그래도 기대보단 커피 향이 나긴 했다.
물론 커피 향이 많이 나지 않는다는 사람들의 후기도 이해가 되긴 하는게,
커피 브레이크에서 나는 커피 향 자체가 원두 알이나 드립 커피에서 날 것 같은 느낌이 아니라 라떼 바이브다. (실제로 밀크무스 향조가 들어있기도 하고)
그것도 헤이즐넛 시럽을 세바퀴는 두른 것 같은.
커피 특유의 쌉싸름한 느낌을 기대하면 안되고
원두의 향긋함과 함께 부드러운 우유 + 달콤한 헤이즐넛 시럽 향이 좀 더 지배적으로 올라온다고 생각하면 될듯.
근데 그래도 여기까지는 전반적으로 내 취향이라서 맘에 들었는데
그뒤로 올라오는 라벤더 향이 내게는 좀 호불호가 갈리게 만드는 영역이었다.
라벤더 향 자체는 편안하고 긴장이 탁 풀리게 만들어주는 향이라 좋지만
동시에 (과거 데이터 상) 화장실이나 드레스룸 같은 곳에 두는 디퓨저 같은 게 연상되기도 해서
이게 맛있는 향인 헤이즐넛 라떼 향과 함께 나니 뇌 속에서 이 향수의 향을 소화하는데 충돌이 나는 느낌이었달까 ㅋㅋ
실제로 카페를 가도 앉아있는 자리 앞에서 디퓨저 향이 너무 강하게 나면 거부감이 들잖음...? ㅎ
약간 그런 느낌도 살짝 있어서 구입까지는 좀 더 고민을 할까 싶지 않다.
하지만 만약 시향해보고 라벤더와 헤이즐넛 라떼의 향이 나보다는 더 조화롭게 맡아지는 사람이라면
개인적으로는 추천하고 싶은 향수.
쉬는 날에도 좋은 음악이 나오는 카페에 앉아 경제나 사회과학 분야 서적 읽는 차분하고 지적인 사람이 떠오르는 분위기의 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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