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t.

[향덕은 아닙니다만] 불리 이리 드 말트 (구 목욕하는 여인)

0koh 2024. 9. 13.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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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덕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향기템들을 좋아하고

시향해보고 싶은 리스트는 잔뜩 있으면서

정작 시향해보거나 사용한 뒤 향이 어땠는지 잊는 경우가 많아서 남겨보는 시리즈.

 

한 줄 감상평: 아이리스 향 바디워시로 씻고 나온 직후 욕실의 향. 솔직히 명성만큼 좋진 않았다.

 

이리 드 말트 (= 목욕하는 여인)은 불리 하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대표 향수이기도 하고,

소위 '목욕녀'라고 불리며 정말 많은 사랑을 받는 향수임을 알고 있었기 때문에 솔직히 기대치가 굉장히 높은 향수였다.

 

내 기대치가 너무 높아서 그랬을 수도 있겠지만

개인적으로는 그런 명성 대비 엄청나게 좋아서 정말 맡자마자 나도 사고싶어서 미쳐버릴 것 같은 향은 아니었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나는 굳이 사지 않을듯.

 

불리 향수들은 워터 베이스이고, 워터 베이스 향수들은 탑-미들-베이스 구분 없이 싱글 노트로 구현되기 때문에

워터 베이스 향수들은 대체적으로 단순하고 직관적으로 와닿는 것 같다.

당연한 말이지만 이건 특성일 뿐이고, 이게 장점인지 단점인지는 그 향에 달려있을 뿐.

 

이리 드 말트 역시 이런 워터 베이스 향수 특성에 맡게 꽤나 직관적이고 정직한 향이 난다고 느꼈다.

아주 깨끗한 사람이 고풍스러운 인테리어의 욕실에서 아이리스 향 바디워시로 씻고 나온 직후에 그 공간에서 날 것 같은 촉촉하고 따뜻한 인상의 수증기 향이다.

 

모던하기 보단 좀 이렇게 앤틱하고 고풍스러운 욕실이 연상됨. 이런 욕실에서 누군가 씻고 나온 직후 내가 들어가면 이런 향이 나고 있을 것 같다.

 

이런 향의 특성상 정말 깨끗하고 순결한 이미지를 주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아이리스 향 자체가 좀 느끼하고 나이대가 있는 (...) 인상으로 다가와서

내 취향에는 그다지 맞지 않는 향수였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그렇게 호불호가 크게 갈리지 않을 법한 인상의 향인 것은 사실이다.

누군가 이 향수를 뿌리면 이 향수를 잘 모르는 사람들은 그 사람이 정말 깨끗하고 막 씻고 나왔다고 생각할 것 같다.

 

나처럼 아이리스 향을 싫어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잠뿌 향으로 써도 좋을 것 같다.

안 씻고 자도 씻고 자는 기분 체험 쌉가능 (...)

 

근데 불리 향수 특성상 최대한 이 향을 만끽하기 위해선 같은 라인의 바디오일 등과 함께 쓰는게 좋지 않을까 싶다.

이렇게 여리여리하고 맑은 친구한테 지속력 어쩌구 하는 것도 좀 미안하기도 하고...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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