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덕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향기템들을 좋아하고
시향해보고 싶은 리스트는 잔뜩 있으면서
정작 시향해보거나 사용한 뒤 향이 어땠는지 잊는 경우가 많아서 남겨보는 시리즈.
한 줄 감상평: 아주 살짝 진득한 체리 퓨레를 넣어서 만든 달콤한 체리 에이드. 마무리는 달큰한 살 냄새.
줄리엣 해즈 어 건에서는 (당연하게도) '낫 어 퍼퓸'에 가장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
의외로 그보다 더 좋았던 향수.
체리 향 향수하면 아무래도 톰 포드의 체리 시리즈를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을 것 같은데,
톰 포드의 체리 시리즈들은 전반적으로 체리잼이 연상될 정도로 찐득하고 달큰한 바이브가 강하다면
줄리엣은 그보다는 좀 더 맑고 향의 밀도가 낮은 느낌이다.
잼보다는 좀 더 묽은 체리 퓨레를 탄산수에 넣고 탄 체리 에이드가 연상되는 향.
개인적으로 줄리엣이 맘에 들었던 건 그 체리에이드 바이브도 좋았지만
그 이후에 전개되는 향이 굉장히 포근하고 인간 본연의 살에서 날 것 같은 자연스러운 느낌이 났다는 점이었다.
보통 이런 달콤한 과일 향이 메인인 향수들은
마무리까지 그 달콤한 느낌이 지배적인 경우가 꽤 많은데 줄리엣은 아니었다.
실제로 베이스 노트에 캐시미어 노트 (?)가 포함되어 있던데
정말 그런 고급스럽고 부드러운 섬유가 연상될 정도로 포근한 인상의 향으로 마무리된다.
통상적으로 안 좋은 의미로 얘기하는 (...) 외국인 살 냄새 말고
인스타 릴스에 자기 관리하는 영상 128개 올려놨을 것 같은,
클린 걸 추구미 핫걸 언니의 살에서 날 것 같은 냄새랄까 ㅎ
본인의 타고난 이목구비는 오밀조밀 귀여운 인상이 강하고
집에서는 브랜디 멜빌 입고 클린 걸 느낌의 셀카 500장 찍어 올리면서도
외출할 때는 꾸꾸꾸 핫걸 바이브로 입고 다니고 사람이 외출할 때 이런 향수 뿌릴 것 같다.
개인적으로 연상되는 사람은 외국 연예인 중 시드니 스위니와 사브리나 카펜터.
내 이미지에 맞는 향수는 전혀 아니지만 향 자체는 마음에 들기도 하고
나도 언젠가 바비코어 느낌으로 꾸꾸꾸하게 되는 날이 (지구 종말 전에) 온다면
이 향수를 뿌리고 싶다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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