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ent.

[향덕은 아닙니다만] 모멘센트 님트리 (NEEM TREE) EDP

0koh 2024. 9. 27.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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향덕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향기템들을 좋아하고
시향해보고 싶은 리스트는 잔뜩 있으면서
정작 시향해보거나 사용한 뒤 향이 어땠는지 잊는 경우가 많아서 남겨보는 시리즈.
 
한 줄 감상평: 라벤더 밭 옆 오두막에서 인센스 피우고 있는데 옆에서 누가 계피 가루 띄운 바닐라 시럽을 엎지른 것 같은 향.

 

개인적으로 느껴있을 때는 트레일을 따라 향조 하나하나가 꽤나 정직하게 코에 들어박히는 느낌의 향수였다.

 

딱 처음 뿌렸을 때는 은은하고 편안한 농도의 라벤더 향이 나서 성글게 피어있는 라벤더 밭이 떠오른다.

그러고선 손으로 쓸어보면 결이 한 올 한 올 느껴질 만큼 버석하게 마른 나무 장작이 연상될 정도로 건조한 우디 향과

아주 가는 인센스 스틱이 연상되는 스모키 향이 함께 올라온다.

 

그래서 엉기성기 피어있는 라벤더 밭을 헤치고 어느 외딴 오두막을 찾아 들어갔는데

거기에 인센스가 피워져있는 것 같은 그림이 연상된다.

 

근데 그 뒤로 시나몬 향과 바닐라 향이 은은하게 나서

마치 내가 그 오두막 안을 둘러보고 있는데

오두막 주인이 뒤에서 계피 가루와 바닐라 시럽을 꺼내다가 엎지른 것 같은 장면이 그려진다.

 

시간이 지나고 나면 그 계피 향과 바닐라 향이 조금 더 앞으로 나오는 편.

이 모든 향이 꽤나 단시간에 순서대로 올라온다.

 

설명만 들으면 굉장히 굉상할 것 같지만 (...)

외려 너무 날카롭고 코를 치는 것 같은 느낌이 들 수 있는 부분들을 서로 상쇄해줘서

향이 부드럽고 둥그른 느낌이다.

 

이 향을 처음 시향해봤을 때 같이 있던 분 중 프레데릭 말의 '뮤스크 라바줴' 아니냐고 하신 분이 계셨는데,

사실 난 뮤스크 라바줴를 시향해본 적이 없어서 동조하거나 반박할 수는 없지만

뮤스크 라바줴 노트 구성을 찾아봤을 때 꽤나 비슷한 이미지일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개인적으로 계피 향이 좀 민감한 편이라 확실한 호라고 말하긴 조금 애매하지만

향의 밀도가 낮고 공간감이 느껴지는 편이라 계피 향이 들어간 향수 치고는 거부감이 적어서

나도 지금보다 좀 더 찬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가죽 자켓이나 바버 자켓을 입고 뿌리면 괜찮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JUUN.J (준지) 2024 F/W collection. 이런 브랜드 무드랑 좀 잘 맞는 향인 것 같다

 

단정하고 클래식한 차림보다는 확실히 가죽 자켓처럼

좀 더 자기만의 주관이 느껴지게 꾸미는 걸 좋아하는 사람들에게 잘 어울릴 것 같다.

 

준지 같은 브랜드 좋아하는 사람이 이런 향 내뿜으면 잘 어울린다고 느낄듯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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