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덕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향기템들을 좋아하고
시향해보고 싶은 리스트는 잔뜩 있으면서
정작 시향해보거나 사용한 뒤 향이 어땠는지 잊는 경우가 많아서 남겨보는 시리즈.
한 줄 감상평: 카라멜 향이 진하게 나는 고급 위스키. Buzzy한 계통 중 가장 웨어러블하지 않을까 싶다.
아마 메종 마르지엘라 향수 중 '레이지 선데이 모닝'과 함께 가장 유명한 향이지 않을까 싶다.
사실 예전에 한번 스쳐가듯 시향지로만 시향해봤을 때는 그냥 뭐 나쁘지 않다- 정도였는데
이번에 제대로 착향을 해보니 유명할 만한 놈이다 싶었다.
바로 지하의 어둑어둑한 바에서 카라멜빛 위스키 한 잔을 앞에 두고 앉아있는 풍경이 떠오를 정도로 buzzy한 인상이 강한 향인데,
너무 올드한 느낌도 없고 크게 거슬리는 향조도 없이 부드러운 흐름이 느껴진다.
럼 향과 함께 가장 강하게 느껴지는 건 카라멜 시럽 향이었다.
향조 구성 상으론 바닐라 향인 것 같은데, 개인적으로는 향에서 느껴지는 질감이나 분위기가 바닐라보다도 살짝 찐득한 카라멜 시럽이 연상됐다.
사실 구어망드 계열 향들을 그다지 좋아하는 편은 아닌데, 재즈클럽에서 느껴지는 구어망드 향은 필요한 킥처럼 느껴졌다.
보통 구어망드 향을 좋아하지 않았던 건 그 정도가 심하면 느끼하게 느껴지고
향 자체가 식향에 가까워서 뭔가 인간인 내 몸에 뿌리기에는 다소 ?하게 되는 부분이 있기 때문이었다.
하지만 재즈클럽에서의 달콤한 향은 그냥 아주 잘 숙성된 위스키에서 날 것 같은 향이어서 그다지 거부감이 들지 않았던 것 같다.
(사실 위스키 알못이다 그냥 예전에 추천으로 받아마셔본 위스키 중에 카라멜 향이 진하게 나는게 있었음)
시간이 조금 지나고 나면 타바코 잎 냄새도 함께 은은하게 느껴진다.
이 부분마저 재즈클럽이라는 이름과 너무나도 잘 어울린다.
전반적인 분위기가 농염한 건 사실이나, 향락적인 분위기까지 가는 향수는 아니라고 느낀다.
뭔가 K-드라마 속 회사에서 승승장구하는 능력 좋은 남자 선배가 야근 후 홀로 고급 위스키바에 가서 하루를 마무리하고 있을 때 날 것 같은 향이랄까..
그냥 위스키 바에 있을 뿐이지 사람 자체는 능력 있고 건실한 사람에게서 날 것 같은 냄새임 ㅋㅋㅋ
일반적으로는 남성들이 더 선호할 향일 것 같긴 하나
이 향수 특유의 나른하고 으-른스러운 분위기만 소화할 수 있다면 여자가 써도 전혀 이상하게 느껴지지 않을 것 같다.
성별이나 나이대보다는 사람 본연의 분위기가 이 향수와 맞느냐가 관건일듯.
개인적으로는 멀끔한 스타일링을 했을 때의 배우 김재욱이 연상되었다.
여자 중에서는 더 글로리에 나왔던 차주영.
다만 더 글로리 때의 혜정이를 생각하면 안되고
차주영 배우 특유의 낮고 우아한 말씨를 쓰는 성숙미 넘치는 도시 여자가 연상된다는 의미.
그리고 지속력/확산력은 걱정할 필요가 없다.
거꾸로 너무 강해서 주변 사람들이 싫어할까봐 걱정해야하는 향수 ㅎ
EDT치만 어지간한 EDP보다 강력한 존재감을 내뿜는 향수라 주의해서 뿌려야할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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