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덕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향기템들을 좋아하고
시향해보고 싶은 리스트는 잔뜩 있으면서
정작 시향해보거나 사용한 뒤 향이 어땠는지 잊는 경우가 많아서 남겨보는 시리즈.
한 줄 감상평: 아티산보다 아티산퓨어. 시트러스 우디인 줄 알았지만 남성적인 화이트 플로럴.
n년 전에 존바바토스 아티산을 뿌려보고 '오, 나쁘지 않네' 정도로 생각했었다.
그러다 아티산퓨어는 최근에 시향+착향해보게 되었는데 첫 인상은 '아티산보다 얘가 훨씬 나은데?'였다.
특히 아무래도 존바바토스 향수들은 여름 향수로 고려하게 될 확률이 높은데,
아티산보다 아티산퓨어가 첫 시작이 훨씬 상쾌한 느낌이라 더 좋은 선택지라고 느꼈다.
개인적으로 시트러스 향을 좋아하지만 적정한 정도를 조절하는게 굉장히 어렵다 생각하는 계열인데
아티산퓨어는 초반에 치고 들어오는 시트러스 향이 너무 강하지도 않게 딱 상쾌한 정도로 좋았다.
근데 시트러스 특성상 상쾌한 향은 금방 날아가고 그 뒤로는 아이리스(붓꽃) 향과 우디 향이 잔잔하게 남는다.
내게는 그중에서도 우디보다도 아이리스 향이 더 지배적인 인상이었다. (그래서 의외였고)
그렇다고 압도적인 건 아니고 한 40:60?
아이리스 향과 우디 향이 뒤섞인 잔향이 꽤 맘에 들긴 하는데...
EDT 특성상 지속력 (+확산력)이 좋지 않아서 그 잔향을 느끼려면 내 팔목에 코를 파묻어야 한다 ㅎ
솔직히 말하면 나는 붓꽃 향을 안 좋아한다. (좀 더 정확히 말하면 화이트 플로럴 계열... 튜베로즈도 별로임)
특히 여성 향수에서 만났던 붓꽃 향들은 꽤 많은 경우에 너무 진하고 어지러울 때가 많았다.
그래서 이 향수를 내 돈으로 구매를 할 것 같진 않지만 웃긴 건 누군가가 선물해준다면 또 종종 잘 쓸 것 같다.
왜냐하면 내가 화이트 플로럴 계통을 안 좋아하는 이유가 너무 관능적이다 못해 느끼하게 느껴져서인데
이 향수 속 아이리스 향은 그 정도로 강하지는 않기 때문이다.
관능적이기 보다는 좀 더 절제되고 강직한 아이리스 향?
내가 써놓고도 뭔 개소리인가 싶은데 그래서 '남성적인 화이트 플로럴'이라고 느낀 거기도 하다.
보통 화이트 플로럴 이미지 상 남성들이 선호할 계통은 아닌데 이건 남성들이 쓰기 꽤나 적합해서.
그렇다고 여성이 쓰기 어려운 향도 아니다.
성별 구분 없이 화려하거나 힙한 스타일보다는 단정하고 절제된 스타일을 선호하는 사람의 이미지가 떠오른다.
개인적으로는 마시모두띠(@massimodutti) 스타일의 린넨 셔츠를 즐겨입는 사람이 뿌릴 것 같은 느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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