향덕까지는 아니지만 그래도 향기템들을 좋아하고
시향해보고 싶은 리스트는 잔뜩 있으면서
정작 시향해보거나 사용한 뒤 향이 어땠는지 잊는 경우가 많아서 남겨보는 시리즈.
한 줄 감상평: 빈티지 가구 샵에 놓인 파우더리한 비누향.
딥티크 자체가 한국에서 워낙 인기가 많은 향수 하우스라 베스트셀러가 한둘이 아니긴 하지만
개인적으로는 그중에서도 플레르 드 뽀와 함께 한국에서 가장 인기가 많은 향이 이 오르페옹 아닐까 싶다.
(물론 딥티크 베스트셀러야 주기적으로 바뀌지만)
개인적으로 좋게 맡은 향이긴 한데 동시에 이게 한국에서 인기가 많은 게 신기하기도 했던 향이다.
기존 플뽀(플레르 드 뽀)의 인기만 봐도 알 수 있듯이 한국에서 파우더리한 향이 인기가 많긴 하지만,
오르페옹은 단순히 파우더리한 향이라고 정의 내리기에는 다소 빈티지한 무드가 강한 향이기 때문이다.
한 줄 감상평에서 말한 것처럼 빈티지 가구 샵이 연상되는,
오래된 목재가 있는 공간에서 느껴질 법한 살짝은 쿰쿰하기도 한 보송한 먼지 냄새(?)가 느껴지는 향이다.
이렇게 얘기하면 되게 이상할 향일 것 같은데 그렇지는 않고 ㅎ
엔틱한 분위기의 공간이 연상되는 가공된지 오래된 목재 제품의 향이 나고
그위로 소위 '분내'라고 표현할 만한 꽤나 파우더리한 비누향이 함께 난다.
특히 시간이 지나고 나면 이 보송한 비누향이 가장 메인으로 남는다.
그래서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엔틱샵에 갔다가
화장실을 들러 거기에 놓인 하얀 고체비누로 손을 씻고 있을 때 날 법한 향이라고 느꼈다.
한국인의 취향 치고는 꽤나 엔틱한 바이브가 있는데도 인기가 많아서 개인적으로 흥미로웠던 향.
물론 나도 향은 좋다고 느낀다.
특히 착향했을 때 느껴지는 포근함이 매력적이다.
세련되고 쿨한 이미지의 사람보다는 따뜻하고 다정한 이미지의 사람에게 좀 더 잘 어울리는 향.
극 중 인물의 직업 때문인지는 몰라도 뷰티인사이드 속 한효주가 연기한 홍이수 캐릭터가 이런 향수를 쓰지 않을까 생각하기도 했다.
해당 캐릭터처럼 다정하고 조곤한 말씨의, 수수하지만 단정하고 포근한 옷차림을 하고 있는 사람이 떠오르는 향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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